*...겁나좋은글

근심은 알고나면 허수아비다.

태후~♡ 2010. 9. 5. 11:31

근심은 알고나면 허수아비다. 

 

 

나는 근심에 대해서 근심하지 않는다.
근심은 알고 나면 허수아비다.


곡식이 익어가는
들판으로 가서 허기를 채우려면
필연적으로 마주칠 수밖에 없는 복병들이다.
 

하지만 어떤 참새라도
그 복병들을 근심할 필요는 없다.
 

허수아비는 무기력의 표본이다.
망원렌즈가 장착된
최신식 장총을 소지하고 있어도
방아쇠를 당길 능력이 없다.
 

자기 딴에는 대단히
위협적인 모습으로 눈을 부릅뜬 채
들판을 사수하고 있지만,
 

유사이래로 허수아비에게 붙잡혀 불구가 되거나
목숨을 잃어버린 참새는 한 마리도 없다.


다만 소심한 참새만이 제풀에 겁을 집어먹고
스스로의 심장을 위축시켜 우환을 초래할 뿐이다.


나는 열 살에도 근심이 있었다.
나는 스무 살에도 근심이 있었다.
나는 서른 살에도 근심이 있었다.
나는 마흔 살에도 근심이 있었다.


그런데 그 때의 근심들은
모두 어디로 사라져 버렸을까.
지금은 흔적조차도 찾을 길이 없다.
 

근심에 집착할수록 포박은 강력해지고,
근심에 무심할수록 포박은 허술해진다.


하지만 어떤 포박이라고 하더라도
시간이 지나면 1백 퍼센트 소멸해 버린다.
 

이 세상 시계들이 모조리 작동을 멈춘다
하더라도 시간은 흐른다.
 

지금 아무리 크나큰 근심이
나를 포박하고 있어도 언젠가는
반드시 소멸하고야 만다는 사실은 자명하다.
 

그런데 내가 왜 시간이 흐르면
1백 퍼센트 소멸해 버리는
무기력의 표본 허수아비에 대해 근심하겠는가.

 

 

-"그대에게 던지는 사랑의 그물" - 이외수 님-

'*...겁나좋은글' 카테고리의 다른 글

마음의 문을 여는 손잡이  (0) 2010.09.19
살아가며 만나는 사람들   (0) 2010.09.13
인생의 스승찾기  (0) 2010.08.30
이런 생각 해보신 적 있나요?  (0) 2010.08.23
낯선 사람이 매력적인 이유는...   (0) 2010.08.09